2023. 6. 30. 15:47ㆍ여행/국내여행
종강하고 전주에 다녀왔어요.
대전에서 전주는 의외로 가까워서 1시간 반 정도라고 네이버 지도에 나와있어요.
그런데 막힐 때는 2시간 반 ~ 3시간 정도 걸릴 수도 있어요ㅠ
저희는 대전에서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서 첫끼로 메밀 소바를 먹었습니다.
메르밀진미집이라는 곳을 망고플레이트로 찾아서 갔는데, 2시가 넘었는데도 웨이팅이 상당했어요.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식감은 특이하게 쫄깃쫄깃한데, 메밀에다 전분 같은 성분을 많이 넣었나봐요.
비빔소바랑 콩국수도 있던데, 비빔소바는 좀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저는 18년도에도 대전에서 자전거 타고 전주에 여행을 왔었어서, 이번에도 비슷한 루트로 돌아다녔어요.
사실 대전-세종이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것과 달리, 대전-전주는 중간중간 길이 끊겨있고 지도 앱에서도 고속도로로 알려줘서 가기 힘든 구간이 많았어요. 그 때는 뭘 모르고 고속도로 갓길로 자전거를 타고 가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위험했던 것 같아요. 되도록이면 차를 타고 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밥을 먹고는 남부시장에 갔는데, 시장이 한산했어요. 왜인가 했더니 전주시장은 거의 월요일날이 공휴일 같은 느낌이더라구요. 시장 2층에 청년몰도 연 가게들이 없었어요. 전주 남부시장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월요일을 피해서 가시길 바라요.
다음은 전동성당 - 한옥마을 쪽으로 걸어갔어요.
전주 전동성당은 비잔틴 양식(둥그런 돔)과 로마네스크 양식(두툼한 벽과 벽돌)이 혼합된 형식으로,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곳에 세워진 유서깊은 성당입니다.
안에도 들어가 봤는데, 사진촬영이 불가능 해서 사진은 못찍어 왔네요. 다른 성당들과 비슷합니다.
다음으로 경기전은... 촬영중이라 못 들어갔어요. KBS 사극을 찍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 대신 입장료를 무료로 해주고 외곽만 볼 수 있게 해주더라구요. 그래도 아쉽... 경기전 뒤의 어진 박물관도 휴관 중이라 못들어 갔습니다.
다음은 한옥마을에 갔는데, 18년에 제가 왔던 한옥마을과 좀 많이 달랐어요. 그 때는 공방이나 공예품, 전통문화 박물관 등 한옥마을 특유의 정취가 살아있었는데, 지금은 여느 관광지 번화가와 똑같이 인생4컷, 탕후루, 닭꼬치, 달고나 뭐 이런 상업적인 점포들만 가득했어요. 경주 황리단길과 거의 똑같아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주는 자체적인 제조업보다는 관광이 도시의 주 먹거리인 곳인데, 전주만의 특색을 잘 보존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걷다보니 더워서, 카페이르리라는 곳에 가서 빙수를 먹었어요.
흑임자 빙수는 처음이었는데, 떡이 쫄깃쫄깃하고 빙수도 너무 달지 않아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카페가 한옥식으로 되어있는데, 내부도 예쁘고 자연과 어울리는 인테리어여서 좋았어요!
잠시 쉬다가, 한옥마을 근처에 자만 벽화마을이 있어서 다녀왔어요.
벽화는 꽤 많았는데, 오르막이고 날이 더워서 그런지 오래 있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마을 자체는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랑 비슷했어요.
내려와서는 한옥마을 안의 족욕카페에 갔어요. 족욕카페라는 걸 전주에서 처음봤는데, 30분 동안 족욕기에서 족욕을 하면서 안마기 안마를 받으며 밖을 내려다 봤어요. 밖은 더운데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족욕을 하는 경험이 의외로 정말 좋았습니다. 2층이어서 한옥마을 밖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점도 정말 좋았어요.
저녁은 한울밥상이라는 곳에 갔어요. 전주는 예로부터 미식으로 유명하죠! 전라도 곡창지대와 가깝고, 해안으로부터도 별로 떨어져 있지 않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이 유명한 것 같아요. 18년도에 왔을 때도 7천원짜리 백반에 반찬이 10개 이상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일부러 백반집을 찾아갔습니다.
자취하면서 나름대로 요리를 해먹는데, 한식이 정말 손이 많이가더라구요. 서양 음식처럼 딱 한가지 요리로 끼니가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밥과 반찬 여러가지를 곁들여 먹어서 1인 가구에서는 조리를 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막상 반찬을 해놓아도 혼자라서 다 먹기도 전에 버리는 경우도 많구요. 나물을 좋아하는 저는 한식 백반집을 좋아하는데, 요즘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더덕불고기 정식 2인분을 시켰는데, 풍족하게 나왔어요. 고기의 기름지고 약간은 느끼한 맛을 더덕이 잡아주어서 환상적인 조합이었어요.
숙소는 호텔 바라한에서 묵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저희는 조금 미리 예매도 하고 쿠폰도 받았어서, 1박 4만원에 예약했었는데, 방도 넓고 스파도 있었어요. 이 정도 가격이라는게 믿기지 않을정도입니다.
다음날 점심은 숙소 앞에 현대옥 지점이 있어서 콩나물 국밥을 먹으러 갔어요. 평소에는 콩나물 국밥을 잘 먹지 않는데, 현대옥의 국밥은 맛있어서 가끔 먹으러 가고 싶어요. 현대옥의 전주식 콩나물 국밥은 집에서 흔히 하는 콩나물 국과는 다르게 거의 해장국 같이 얼큰한 맛이 특징인데요, 맵지만은 않고 진한 맛이 중독적이에요. 한참 먹다보면 매울때도 있는데, 옆의 국물을 몇 술 넣은 수란이 입 속 화재를 진화시켜줍니다.
다음은 전주 덕진공원에 갔어요. 전북대 옆의 연못으로 되어있는 공원인데, 연꽃이 아름다웠습니다. 연꽃은 6~8월에만 피고 진다고 하니 가실 분들은 여름에 가시는걸 추천드려요.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오후에는 전주동물원에 갔어요. 찾아보기 전까지는 전주에 동물원이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에버랜드, 서울대공원 다음으로 큰 동물원이더라구요. 호랑이, 사자, 곰, 코끼리, 공작, 캥거루, 하마 등 찾아보긴 힘든 동물들도 많았습니다. 화요일에 가서 그런지 주차장도 텅텅 비어있고 사람도 없어서 정말 좋았어요!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