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의 상념
세상은 원하는 자의 것이다. 나의 젊은 날을 낭비하지 말자.
다이어리를 구매해서 시간,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며 알차게 살자.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서 독립운동관을 보다가, 윤동주 시인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험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옥사한 독립운동가를 보고나서였는데, "연세대 나오고, 윤씨에, 시인인데..."까지 밖에 기억을 못 하다 윤봉길이라는 이름 밖에 떠올리지 못했다.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더 기억력과 사고력이 떨어져 갈 텐데, 매일매일이 내 남은 생의 가장 명석할 때인 이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자.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친절하게 생활하기
- 언제부턴가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졌다. 아마 쇼츠, 릴스, 심심할 때보는 인스타 및 인터넷 게시글들에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들에 물들여진 듯하다.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도 일부러 스마트폰을 해지한 기술경영학과 모 교수님처럼 의지를 가지고 끊으려고 해야겠다.
-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던 건 대전복합을 향하는 버스에서였다. 기분이 안좋아서였는지, 앞에서 말한 요즘 진행된 사고의 오염 때문인지, 문득 짐을 한가득 들고 버스에 오르는 연로한 할머니를 보고 '저 사람을 부양하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내 세금이 들어갈까'라고 생각했다. 이전에는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나면서 무릎이나 관절이 얼마나 아프실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 대전 복합터미널 정류장에서 내릴 때였다. 앞서 말한 할머니가 거의 제일 먼저 내리려고 하면서 자신은 이미 하차하고 짐은 버스 하차 개찰구 계단에 놓았다. 짐이 상당히 큰 귤박스 같은 거였어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옆의 10~20cm 정도로 한 발씩을 사용하며 내려가야 했다. 나인지 내 뒤에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뭔가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다. 버스 시간이 얼마 안남기도 했고, 남들 못 내리게 짐으로 계단을 막는 할머니에게 부아가 치밀어서 무시하고 지나쳐 갔다. "짐이 무거워서 그렇게 하차 개찰구 계단에 놓을 거였으면 아예 남에게 방해되지 않게 마지막에 내리던가, 택시를 타던가."
- 여자친구에게는 얼마 전에 이기적이라고 해서 상처를 줘 놓고, 그런 생각을 한 내가 부끄럽고 한심했다. 택시를 탈 정도의 재력이 있었으면, 어머니를 생각하는 풍족한 자식이 있었다면, 몇 푼 더 아끼려고 시장에서 그 큰 귤박스를 혼자 사오시진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하루 벌고 하루 사는 치열했던 삶을 살아내야만 했던 우리네들 어머니들의 습관이 그 늙수구레한 몸에 새겨져 있었지도.
- 남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내면이 단단하고 자기자신이 바로 서있는 사람만이 남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이기심과 뾰족함은 자아의 불안정에서 비롯된다. 남에게 이것만큼은 지고 싶지 않고, 손해 보지 않고 싶어 한다. 이를 통해 참으로 알량한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친절한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결국 사회를 변화시킨다. 강한 사람, 친절한 사람이 되자.
기분이 안좋거나 피곤한 것도 모두 일시적인 몸의 화학작용일 뿐이다.
의지를 가지고 운동, 산책, 커피 등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컨디션이 안 좋아서 누워있으면 낮잠이나 늦잠을 자게 되고, 계속 누워있고 싶어진다. 그로 인해 생체 리듬이 깨지면 다시 잠을 못 자고, 악순환이 반복이 된다. 이번 주 거의 내내 이 악순환 때문에 방 안에만 있었는데, 후회가 된다.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끊어내야 한다. 그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일상에는 자극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다시 일상이 새로워진다.
- 사람이 변하려면 세 가지 방법만이 가능하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을 바꿔라, 사는 곳을 바꿔라, 쓰는 시간을 바꿔라. 여행은 세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좋은 여가다. 이를 통해 시각을 넓히고 영감을 얻어야 타성에 젖은 일상에 의미를 새로이 하는 것이다. 지루함을 싫어하고 쉽게 권태를 느끼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일일우일신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몰랐는데, 갈매기가 되게 귀엽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서 갈매기들이 머리를 쑥 집어 넣고 마치 고양이 식빵자세마냥 앉아있는데, 너무 귀엽다.